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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20 월드컵대회 준우승을 넘어 미래를 준비하자 김범준(백석대학교 스포츠과학부 교수 겸 스포츠융복합연구소장)

  • 기사입력[2019-06-17 17: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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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16일은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날이 되었다. 2019 FIFA U-20 폴란드 월드컵대회에서 우리나라가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날이기 때문이다. U-20 축구대표팀은 FIFA가 주관하는 남자 대회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우승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경기를 지켜봤다. 아마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부산 해운대,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비롯한 전국에서 합동 응원을 펼친 시민들과 각 가정에서 TV를 통해 지켜본 모든 국민들이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은 아쉽게 우승컵을 놓쳤다.
하지만 그러한 마음은 이강인(18·발렌시아)의 골든볼 수상 발표로 싹 사라졌다. 골든볼 수상의 의미는 역대 골든볼 수상자들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1979년), 세이두 케이타(말리·1999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2005년), 세르히오 아게로(아르헨티나·2007년), 폴 포그바(프랑스·2013년) 등 성인 축구계 전설이 되었거나 현재 최고 스타 반열에 오른 선수들이다. 그들의 면면을 볼 때 이강인의 미래가 벌써 기대된다.
이번 U-20 폴란드 월드컵대회를 통해 스무 살 안팎의 대한민국 청년들이 축구로써 세계를 사로잡았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적 측면에서 보면 1983년 U-20 멕시코 월드컵 4강전에서 브라질에 1:2로 분패하며 탈락하고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에 패배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되었던 과거를 극복했다는 의미가 있다. 축구선수 출신 선배의 한 사람으로서 어린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대회 전 세계 축구전문가들과 도박사들은 물론 심지어 국내 축구인 누구도 대한민국이 준우승할 것으로 예측하지 못했다. 죽음의 조 편성으로 인해 한국 대표팀은 언더독 신세라고 생각했고, 첫 경기에서 포르투갈에 패배하면서 16강 진출도 낙관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정정용 감독과 선수들이 폴란드로 출국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결승까지 간다”라고 말했을 때,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그냥 상투적인 출사표 정도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우리들의 예상은 대한민국의 21명의 젊은이들의 유쾌한 반란으로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많은 언론이 U-20 월드컵 준우승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기사의 내용을 종합하면 모든 선수이 잘 협력해서 준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읋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필자가 생각하는 주요 요인은 이렇다.
첫 번째는 ‘원 팀’을 만든 지도자의 리더십이다.
U-20 대표팀은 정정용 감독과 코치진 그리고 선수들 모두 한 목소리로 “우리는 ‘원 팀’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응집된 힘을 만든 중심에는 정 감독의 리더십이 있었다. 이 ‘원 팀’의 응집력은 단순히 구호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도자와 선수들이 함께 소통하면서 이뤄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정 감독은 2008년부터 U-13 감독을 시작으로 국가대표 전임 지도자로 있으면서 현재 U-20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했다. 특히 정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또 감독의 전술 카드를 선수들에게 일일이 보여주면서, 지시가 아니라 이해를 시킴으로써 맞춤형 전술로 경기를 운영하는 실리형 지도자였다.
끊임없이 소통하는 정 감독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도 역시 매우 높다. 과거 지도를 받았던 이승우 선수도 정 감독을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정 감독의 인품과 소통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선수들이 조화롭게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잘 해주었다.
선수 중에서 가장 수훈갑이 막내 이강인이라는 데는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이강인은 결승전까지 7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2골 4도움을 기록했다. 팀 총 득점(9골)의 3분의2 이상에 관여했다. 또한 별명이 ‘막내형’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팀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서 형처럼 동료들을 독려하는 모습을 운동장에서 볼 수 있었다. 벌써부터 이강인-손흥민 콤비네이션이 기대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강인과 함께했던 오세훈도 이번 대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 오세훈은 이번 대회 16강 일본전에서 최준의 크로스를 받아 결승 헤딩골을 성공시키는 등 2골을 넣었다. 특히 193cm의 큰 신장을 갖고 있어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의 장신 수비수들에게 밀리지 않고 활약하면서 차세대 한국 성인축구의 공격수가 될 재목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선수는 골키퍼 이광연이다. ‘빛광연’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광연은 한국을 결승전까지 이끈 1등공신이다. 축구팬들 사이에서 “공격에는 이강인, 골키퍼는 이광연이 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놀라운 반사 신경과 순발력을 발휘하며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하지만 이들뿐이겠는가. 경기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뛰어준 모든 선수에게 골든볼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번 U-20 선수단의 쾌거는 상징적이다. U-20 월드컵 준우승이 한국축구의 미래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한국축구계에 꼭 풀어야 하는 숙제 하나가 생겼다. U-20 대표팀 선수들이 잘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서 이 선수들이 올림픽과 성인 월드컵 무대에서도 결승전에 진출하고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 국민과 함께 환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대한축구협회는 U-20 선수단 모두가 가지고 있는 더 큰 꿈이 이루어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시설에 대한 투자, 지도자와 심판 역량 개발 그리고 한국축구 미래가 되는 유소년 축구선수 발굴을 위해 더욱 면밀한 중장기 전략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대한축구협회는 전국 주요 도시에 NFC(축구종합센터)와 축구 클러스터를 조성해 축구가 국민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U-20 대표팀이 이번에 이룬 성과가 한국 축구의 비약적인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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