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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2019-04-14 09: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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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디즈니플러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월트디즈니컴퍼니(디즈니)가 넷플릭스에 저렴한 스트리밍 서비스(OTT) 선전포고를 하면서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수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11월12일 한 달에 6.99달러(약 8000원)의 요금으로 OTT 서비스 '디즈니+'를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의 가장 인기 있는 상품 가격인 11달러(약 1만2000원)보다 무려 4000원이나 싸다.

디즈니는 마블과 픽사 영화 외에 13개의 고전 애니메이션 영화 등 국내에도 친숙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디즈니는 콘텐츠 제작 단계부터 텔레비전, 영화관, 스트리밍 서비스로 배급하는 최종 단계까지 전 과정에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21세기 폭스를 인수했다.

디즈니는 지난 3월20일 21세기 폭스 인수가 효력을 발휘한다고 발표했으며, 인수 가격은 713억 달러(약 80조6000억원)로 전해졌다. OTT 서비스 훌루 지분 60%를 포함해 폭스가 소유한 영화 스튜디오, TV 프로그램 대다수를 흡수했다. 이번 합병으로 디즈니의 영화 시장 점유율은 2018년 말 기준으로 35.1%를 넘어섰다.

이로써 디즈니와 넷플릭스의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구축됐다. 디즈니는 올해부터 넷플릭스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며 정면 대결을 예고해왔다.

알렉시아 쿼드러니 JP모건 애널리스트는 "디즈니+ 플랫폼이 미국 내 4500만 가입자를 포함해 세계에서 1억 6000만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넷플릭스의 글로벌 가입자 수는 1억 4000만 명 수준이다.

이에 맞서는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며 새로운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스튜디오 아니마와 서블리메이션·데이비드 프로덕션 등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협업하기로 했다.

애플도 강력한 경쟁자다. 지난 3월 25일 애플TV+와 뉴스·게임 등 신규 서비스를 발표했으며,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애플TV+는 올 가을 공개될 예정이며, 삼성, LG, 소니 등 스마트TV와도 연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와 손잡은 LGU+…'디즈니 잡아라' SKT· KT

이런 글로벌 사업자들의 움직임은 국내 OTT 시장에도 큰 반향을 일으킬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선 넷플릭스와 LG유플러스가 손잡고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신규 고객층이 확대됐고 오리지날 콘텐츠인 킹덤을 송출한 뒤 하루 유치 고객이 3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도 국내 가입자가 지난 2월 기준 약 240만 명으로 1년 새 3배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디즈니는 일본 이통사 NTT도코모와 계약을 맺는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이통사와 협업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넷플릭스를 놓친 SK텔레콤과 KT 입장에서 디즈니와의 제휴는 매력적인 카드다. 디즈니는 국내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 폭스 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통사와 OTT 서비스뿐 아니라 다양한 5G 서비스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KT는 최근 디즈니 한국 지사와 손잡고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5G 체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영화 속 캐릭터가 등장하는 증강현실(AR) 이벤트 애플리케이션 '캐치히어로즈'를 지난 5일 공개했다.

이는 KT가 디즈니와 긴밀한 협업을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현진 KT 5G사업본부장(상무)은 '캐치히어로즈'를 자사 5G 콘텐츠의 비장의 무기라 언급했을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KT 입장에서 디즈니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OTT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붙잡아야 할 파트너다. IPTV 1위 사업자인 KT는 유료방송 합산규제로 인해 케이블TV 인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따라서 OTT 시장 진입을 위한 대안으로 디즈니와 협업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 콘텐츠연합 플랫폼 '푹'을 합병해 4월 중 법인을 설립하고, 5월 토종 연합 OTT를 출시할 계획이다. 두 OTT 플랫폼 가입자는 약 1300만 명 수준이다. 여기에 SK텔레콤이 케이블TV 업계 2위인 티브로드를 인수함에 따라 유료방송시장에서도 800만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게 될 예정이다.

따라서 SK텔레콤은 '옥수수+푹'의 OTT 연합 플랫폼 내 '디즈니+'가 입점하는 형태로 디즈니와 제휴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성사되면 '옥수수+푹'의 콘텐츠와'디즈니+'의 콘텐츠를 상호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기술정책단은 "OTT시장이 성장하면서 국내에서도 연합 플랫폼을 마련하는 등 콘텐츠 마련에 주력하고 있으나 해외 유수 OTT 플랫폼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더욱 다양한 콘텐츠가 요구된다"며 "글로벌 기업이 합종연횡하며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만으로는 해외 시장 공략에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업체도 자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 콘텐츠 수급을 위해 글로벌 강자와 협력을 도모하는 등 글로벌 OTT 시장 공략을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의 망 이용대가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다. 글로벌 사업자와 달리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사업자들은 통신사에 수백억 원에 달하는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어 역차별 논란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권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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